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공격전

 




1. 유도 심문
2. 시즌 1 직업 방어구
3. 반대편
4. 자발라의 권한
5. 산소 SR3
6. 4년차 방어구
6.1. 머리
6.2. 팔
6.3. 가슴
6.4. 다리
6.5. 직업


1. 유도 심문


케이드를 보면 총이 준비됐다고 전해주세요. —밴시-44
밴시는 종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거꾸로 뒤집어 봤다.
"내가 예술가라고 한 적은 없어." 케이드는 밴시의 어깨너머에서 말했다. "이건 그 본질을 포착하려 시도한 거라고."
밴시는 다시 한번 종이를 뒤집었다. "그러니까 이게..."
"그래, 레이저 추적기야."
"오." 밴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이건..."
"경주선."
"...융합 소총에 그렸네."
"우린 그냥—" 케이드는 두 팔을 들어올렸다. "아이디어를 막 던지고 있는 거잖아!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전까진 어떤 아이디어도 무시하면 안 되지."
"그림이 문제인 것 같아."
"알았어. 이렇게 하자. 세세한 모양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 난 그냥 꺼내기만 하면 전투가 다 끝나 버리는 기가 막힌 총이 필요한 거라고." 그는 보이지 않는 상대를 향해 총을 발사하는 시늉을 했다. "투투투투! 끝."
밴시는 긴장을 풀었다. 그는 좋은 총이 뭔지 알았다.
케이드가 밴시의 어깨를 도닥였다. "승낙하는 거지?"
"응."
"좋아!" 케이드가 박수를 쳤다. "괜히 재촉하려는 건 아니지만, 빨리 좀 부탁해. 알겠지? 내가 어떤 시련의 장 관리자하고 내기를 했을 수도 있는데, 그 내기에 지면 갚아야 할 미광체가 부족할 수도 있어서... 말이 나와서 말인데, 이건 외상으로 하자. 괜찮지?"
밴시는 다시 한번 종이를 가리켰다. "이거 혹시...?"
"그래, 병따개야."

2. 시즌 1 직업 방어구


술집에는 여전히 지붕이 없고, 대기에서는 비 냄새가 난다.
케이드-6가 바에 앉아 의자를 까딱거린다. 한 손에는 정체불명의 초록색 음료가 담긴 잔이 들려 있다. 케이드-6는 당신을 한 번 보고, 자발라의 머그잔에 맺힌 물방울을 빤히 보다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하는 거야, 마는 거야? 기다리다 녹슬겠네."
자발라는 목에 힘을 주더니 헛기침을 한다. "우리가 쓸모없어질 때까지 선봉대는 유지될 걸세. 하지만 그것도 머지않았지. 자네들이…" 자발라가 말을 멈추고는 당신의 얼굴을 뜯어본다.
침묵이 흐른다. 케이드가 턱을 쭉 내민다. 아이코라가 웃음을 숨기며 당신을 향해 건배하며 말한다. "자네들이 우리를 뛰어넘을 날이 말이지."
"이건 또 무슨 소리래?" 케이드가 의자를 박차고 몸을 앞으로 내민다. "'뛰어넘을 날'이라니, 그럴 순 없지! 선봉대가 언제부터 '짱 멋진 영웅 모임'에서 '케이드 뒷방으로 밀어내기' 모임이 됐냐고요!"
아이코라가 당신에게 한쪽 눈을 찡긋한다. "처음부터 '케이드 뒷방으로 밀어내기' 모임이었는데."

3. 반대편


행성의 그늘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지만 완벽하고 인내심 많은 플레이어가 있습니다.
카나타 테코노
반대편 플레이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는가? 아주 오래전 황금기 이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이다. 우린 모두 반대편 플레이어가 하나씩 있다는 것이다. 자신과 똑같은 힘과 지능, 경험을 갖춘 완벽한 적수가 있다는 소리다. 그 완벽한 적수는 인내심을 갖고 우릴 기다리고 있다. 때가 되면 만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반대쪽 플레이어가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시간과 운명이 맞수를 눈앞에 데려올 테니까.
생각해 보라. 지금 누군가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자는 당신을 너무 잘 알아서 당신 자신이라고 할 수도 있는 자다. 그게 바로 반대편 플레이어다.

4. 자발라의 권한


그게 움직일 때면 보라색 달빛이 길게 휘날린다.
자발라: 라스푸틴의 문제는 그게 기계라는 거야.
케이드-6: 지금 내가 여기 딱 서 있는데 그 말이 나오나?
자: 호전적인 엑소와 인공 지능은 다르지. 라스푸틴은 만족스러워했다. 완료. 자신을 창조의 정점이라 여기고 있어. 자신과 동등한 존재나 농담을 나눌 친구 같은 건 원하지 않지. 스스로 더 나아지길 바라고 있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했으니까. 그게 기계의 특성이야.
케: 저 기계만의 특성이겠지.
자: 라스푸틴의 문제는 우리가 그렇게 설계하고 만들긴 했지만 습득이 너무 빠르다는 거지.
케: 당신은 기계를 믿지 않지만, 난 믿어. 난 착한 기계거든. 그건 불공평하잖아.
자: 괜찮다고 한 적은 없는 거 같은데.
케: …
자: 왜?
케: 아이코라! 자발라가 자꾸 놀려! 넌 아이코라가 아닌데. 아이코라 어딨어? 아이코라!

5. 산소 SR3


계속 싸워. 아직 숨이 붙어 있잖아.
옅은 안개가 탑 시장에 서서히 드리웠다. 사위는 고요했다. 민간인은 몇 시간 전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하자 모두 실내로 들어갔고, 아직 잠자리에 들지 않은 수호자는 대부분 탑 마당에 집결해 있었다.
자발라와 아이코라는 흠뻑 젖은 채로 나무 울타리에 걸터앉아 도시의 불빛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노르가 오늘 문서를 열두 건이나 유출했습니다."라고 아이코라가 말했다.
자발라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런가?
"제가 몇 건은 삭제할 수 있었지만… 오노르가 나머지는 당신 목록에 끼워 넣었더군요."
"자네를 참 많이 닮은 것 같네."
아이코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뒤로 젖혀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았다.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빗방울이 자발라의 코끝에 맺혔다. 그는 손으로 빗방울을 훔치면서도, 도시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나?"
"아무것도 안 하셔도 됩니다. 오노르는 제 책임이니까요… 게다가 이제 어린아이도 아니고요. 그중 누구도 어린아이가 아니죠, 자발라. 지금 우리가 해 주는 것으로는 모두에게 신세를 갚을 수가 없습니다."
"맞네…" "하지만 그 친구들도 지금 하는 것으로는 우리에게 신세를 갚기 힘들걸."라고 자발라가 부드럽게 덧붙였다.
아이코라는 건조하게 웃었다. "맞습니다. 물론이죠. 언제나 믿어 줘야죠. 연민을 베풀고요. 하지만…" 아이코라는 비를 보며 눈을 찡그렸다. "지금 우리 감정은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믿지 않고 맞서 싸우려 하는 상대가 아니라, 사람들이 믿고 따르고 싶은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존중이란 상호적인 개념일세." 자발라가 말했다. "하지만 나도 동의하네." 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여행자를 올려다보았다. 존재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여행자를. 화가 나고 마음이 아플 정도로,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여행자를. "우린 더 잘할 수 있을 걸세. 힘든 시기도 곧 지나갈 테고."
아이코라는 눈을 감았다.
둘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케이드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라고 그녀가 침묵을 깨며 속삭였다.
자발라는 아이코라의 무릎에 손을 얹고 메어 오는 숨을 삼켰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6. 4년차 방어구



6.1. 머리


"난 괜찮네. 교신을 시작하게." —자발라 사령관
I
자발라는 책상 위에 놓인 텅 빈 종이를 멍하니 바라봤다.
그는 창을 등지고 앉아 있었다. 창밖으로 여행자의 찬란한 빛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온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자발라는 변형된 여행자가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그 거대한 형체가 다른 모든 것을 더 작아 보이게 하는 것 같았다.
그는 의자에서 움직이며 어깨의 긴장을 풀어 보려 했다. 그리고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그제서야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목을 돌리며 손바닥을 책상에 얹었다. 손이 차가웠다.
어디에서 끝나야 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6.2. 팔


"강인해져라. 용기를 내라." —자발라 사령관
II
오시리스는 그 사무실이 자기 것인 양 망설임 없이 들어왔다. 고개를 든 자발라는 빈 종이를 옆으로 밀어 놓았다.
"오시리스." 그가 말했다. "요즘은 추방자라는 신분에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군."
"자네가 그 처분의 시행에 들이는 노력만큼만 신경을 쓰고 있지." 워록은 팔짱을 끼며 코웃음을 쳤다.
자발라는 눈썹을 추켜 올렸지만, 오시리스의 눈가에 어린 미소를 보았다. 그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오시리스에게 이야기를 계속하라는 손짓을 했다.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 왔어." 오시리스가 말했다. "수성에 내 추종자가 하나 있다. 반스 형제라는 자인데, 무한의 숲 바로 앞에 머무르고 있지. 아주 독특한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녀석인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값진 역할을 한 것 같아."
오시리스는 손을 벌리고 작은 투영을 내보였다. 피라미드 우주선 함대였다.
"여행자가 변형된 후, 반스 형제는 이와 같은 사건이 언급된 예언에 관해 조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피라미드를 막을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오시리스의 투영에서 거미줄처럼 어지러운 궤적이 서로 교차했다. 그리고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피라미드 우주선이 오시리스의 손바닥으로 녹아내렸다.
자발라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시뮬레이션된 현실을 조사해서 이걸 알아냈다고?"
"정확히 말하면 피라미드가 우리 행성계에 침입하고 여행자가 변형되는 현실이지." 오시리스가 말했다. "반스 형제는 도시가 살아남는 모든 현실에 공통적인 맥락이 존재했다고 한다."
"나도… 반스는 알고 있는데." 자발라는 조심스럽게 말을 골랐다. "우리의 미래를 그 사람에게 맡겨도 될까?"
오시리스는 반사적으로 화를 내려는 듯했지만, 곧 자발라를 안심시키려는 듯한 손짓을 해 보였다. "미래는 이미 충분히 보았다고 생각하지 않나? 공동체의 힘을 통해 우리 모두 그럴 수 있었다." 워록은 양손을 깍지를 끼었다.
"반스 형제도 일개 인간에 불과하다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건 자네도 마찬가지고, 나 또한 그렇다. 그러니 그의 미래에 담긴 것을 무시하는 건 그리 현명하지 못한 처사일 거다."

6.3. 가슴


"여행자가 우릴 지킨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를 지킬 것이다." —자발라 사령관
III
자발라의 사무실을 뒤덮은 침묵이 통신 장치에서 갑작스레 터져 나온 잡음에 깨져 버렸다.
애셔 미르의 비음 섞인 새된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왕왕 울렸다. "아이코라에게 연락이 안 돼!" 그는 초조한 듯이 말했다.
"애셔." 자발라가 통신 장치를 향해 말했다. "무슨 일인가?"
"아, 그냥 침략해 오는 피라미드에 대한 대응 방법이 떠올라서 연락했네. 선봉대가 그런 것에 관심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애셔가 말했다.
"얘기해 보게." 자발라가 말했다.
"최근 여행자의 불가해한 파동으로 발생한 초인과적 충격파를 분석해 봤네. 그 결과, 이 적대적 다면체들을 무력하게 할 기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애셔는 잠시 말을 멈췄다. "취약하게 하는 거지. 어때, 관심 있나?"
"어떻게 하는 거지?" 자발라가 물었다.
애셔는 불만스러운 듯한 소리를 냈다. "구구절절 설명을 하고 있는 것보다는 그냥 그걸 만드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어차피 걸리는 시간은 똑같으니까."
자발라는 웃으며 대답했다. "만들어 보게. 내가 도와줘야 할 게 있나?"
애셔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니. 자네가 암묵적으로 승인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예상하지 않았어. 그래서 연락하기 전부터 들떠 있었지." 애셔의 목소리는 전혀 들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내가 늘 하던 일을 하겠네. 답을 찾는 거지. 그 후에 내가 그 기계를 그쪽에 보내 주면, 자네들이 알아서 계획을 수립하고 사용하면 될 것 같아. 어때?"
자발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괜찮을 것 같군."
"좋아. 너무 기대하지는 않는 게 좋을 거야." 애셔가 냉담하게 말했다. 신호가 끊어졌다. 자발라는 다시 사무실에 혼자 남았다.
통신 연결이 끊어진 후 자발라는 눈앞에 놓인 텅 빈 종이를 내려다봤다. 오디오 장치에서 다시 한번 잡음이 터져 나오더니, 통신이 강제로 재연결되었다.
"참, 고맙네." 애셔의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들렸다. "이만 끊겠어!"

6.4. 다리


"우린 수호자들을 행성계 곳곳으로 보낼 것이다." —자발라 사령관
IV
부사령관 슬론은 한숨을 쉬며 자발라의 사무실에 들어섰다. 그녀는 그의 맞은편에 있는 의자에 풀썩 주저앉았고, 팔꿈치를 무릎에 얹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잠시 기다렸다.
그녀는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누군가 격납고에서 프레첼을 팔고 있습니다. 지금은 다 나간 것 같지만, 정박해 있으면 냄새가 난다니까요."
자발라는 텅 빈 종이 위로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아주 맛있다네." 그는 솔직히 말했다. "작은 용기에 맥주로 만든 겨자 소스도 같이 주던데."
슬론은 고개를 들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절레절레 저었다. "제가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웠군요." 그녀는 말했다.
"이렇게 보니 좋군." 자발라가 말했다. 슬론은 의자에 앉아 기지개를 켰다. 편안해 보였다.
"내 얘기 좀 들어 보게." 그가 입을 열었다. "그대는 몰락자에 맞서 아주 오랫동안 타이탄을 지켰네. 이제는 자리를 좀 옮겨도 될 것 같은데. 유로파에서 폭동이 일어났다는 얘기는 들었겠지. 그대의 경험이 필요할 것 같은데."
슬론은 사령관을 가만히 바라봤다. 거칠게 튼 입술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저보고 다시 최전선으로 나가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녀가 물었다. "상당히 심각한 위협인가 보군요."
자발라는 고개를 숙였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직접 가고 싶네." 그는 말했다. "우리는 사방에서 적의 공격을 받고 있네. 이 행성계를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야." 그는 입을 굳게 다물었지만, 그의 두 눈은 애원하고 있었다.
슬론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책상에 손을 얹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녀가 말했다. "끔찍한 일은 수도 없이 겪어 왔습니다. 이번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6.5. 직업


"수호자는 승리하리라." —자발라 사령관
V
문을 조용히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기술자가 사무실 안쪽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말했다. "준비됐습니다, 사령관님."
자발라는 책상 건너편을 바라봤다. 과거의 메아리가 그에게 말을 건 것은 아니었다. 죄책감에 떠밀린 백일몽도 아니었다. 그냥 도시의 한 청년이 사령관에게 말을 걸어야 해서 긴장한 것뿐이었다.
자발라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두 팔을 벌리고 책상에 기대 잠시 기다렸다. 숨소리가 차분해지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술자는 사무실의 장치를 동기화하고 방송을 개시했다. 그리고 다가오는 자발라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는 한쪽으로 비켜섰다.
"사령관님." 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잘 정돈된 채 책상에 남아 있는 종이를 가리켰다. "연설문이요."
자발라는 종이는 그대로 둔 채 입을 열었다.
"최후의 도시 시민들이여. 인류는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