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물건
1. 개요
事故物件(じこぶっけん) - 지코붓켄
일본의 주택 중 '''사망사고''' 등의 이런저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주택을 일컫는 용어. '물건'이 주택을 의미한다.
2. 설명
인간은 특수한 몇몇 케이스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주택에서 거주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사건사고가 터질수도 있다. 본인 과실이건 타인 과실이건 천재지변이건 무엇이건간에, 개중에는 거주자가 목숨을 잃는 사건사고가 존재할수도 있다. 당연하지만 집은 일회용이 아니기 때문에 그 집에서 살기를 희망하는 다른 사람이 대신 입주할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죽은 집이라는 점은 심리적인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식으로 사건사고로 사람이 죽은 적이 있는 집이 바로 '''사고물건'''이다.
순전히 이성적으로만 판단한다면 집에서 전에 누가 사망했다는게 다음 거주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렇게 사람이 죽은 적이 있는 집은 그만큼 위험에 노출되어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심리적인 불안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가령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사람이 죽었다고 하면 다음 거주자 또한 누전 걱정을 하게 될 것이고, 강도 살인 사건으로 사람이 죽었다고 하면 다음 거주자 또한 강도 침입을 걱정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자살했다고 하면 영적인 존재로 인한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니 당연히 사고물건은 수요가 떨어지기 마련이라 결국 싼 값에 시장에 나오게 된다.
한국에서는 이에 대해 '일본에서 사고물건을 팔때는 사고가 있었음을 다음 입주자에게 반드시 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그 다음 입주자에게는 고지할 의무가 없다'는 설이 퍼져있는데 정리하자면 이런 논지이다.
- 사고가 발생함
- 입주희망자 A가 입주하려 함
- 부동산업자 B는 입주희망자 A에게 사고물건에 대한 고지를 해야 함
- 이후 입주희망자 A가 입주함
- 이후 입주자 A가 그 집을 내놓음
- 입주희망자 C가 입주하려 함
- 그러나 이번엔 부동산업자 B도, 이전 입주자 A도 입주희망자 C에게 사고물건에 대한 고지를 할 필요가 없음
다만, 법정 소송을 벌이기 어려운 외국인을 상대로는 은근슬쩍 말 안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보통 외국인은 주변 이웃들과 교류하는 일이 그다지 없는 경우가 많고 심하면 일본어에 서투른 경우도 있으니 눈치채기 쉽지 않고, 보통 외국인은 단기 체류[2] 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 신분으로 일본에서 방을 알아볼 때 이상하게 싼 물건이 나온다면 의심할 필요가 있다.
사고물건화를 피하는 방법은 심플하게 원래 있던 집을 철거해버리고 새 집을 짓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그러기엔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관계로, 대부분은 잘해봐야 리모델링이나 하는 선에서 그치고, 더 영세하면 어쩔 수 없이 그냥 그대로 놔두기도 한다.
3. 대중매체
대중매체에서는 단골소재 중 하나이다. 공포영화의 클리셰 중 하나가 '엄청 좋은데 말도 안되는 엄청 싼 값으로 나온 집에 들어왔는데 알고보니 사연이 있더라'하는 밑배경이 있을 정도. 이 '집'이라는 장소가 안전을 상징하는 장소인데 바로 그 안전해야 할 집이 전혀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가져다주는 공포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서양은 단독주택이 대세이다보니 보통 사람의 왕래가 많은 1층 거실이나 2층 침실보다는 지하실이나 찬장 같이 자주 살펴보기 힘든 장소에서 비롯된 공포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많다.
스팀에 이런 사고물건과 관련된 괴담을 소재로 한 호러 게임도 존재한다.[3] 사실 상기한대로 뭔가 사연 있는 장소를 무대로 하는 공포물들은 폐가이건 폐교이건 정신병원이건 결국 다 사고물건이다.
4. 기타
이름 중에 '물건'이라는 표현은 실제 부동산 업계에서 주택이나 토지 등의 부동산을 일컫는 속어이기도 하다.
전에 살던 사람이 자연사한 것까지 사고물건이라고 칭하지는 않는다. 사고물건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바로 '특별한 이유로' 죽은 사람의 원혼이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걱정인데, 자연사한 사람이 원혼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
일본에선 사고물건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아예 사고물건에 대해서만 소개하는 사이트도 있을 정도다. 대표적인 곳이 오오시마 랜드.[4] 일본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의 사고물건까지 소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
어찌됐건 일반 건물에 비하면 월세가 싼 것은 사실인지라 이런 사고물건만 일부러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주로 돈이 없는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많고, 뜨기 전까진 수익이 일정치 않은 신인급 연예인(주로 개그맨들)들도 만만치 않은 수라고 한다. 특히 연예인의 경우 실제 심령체험이라도 하면 방송용 네타가 하나 생기는 거라 진짜로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오히려 반기는 편이라고.
그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사람이 마츠바라 타니시(松原タニシ)라는 인물인데, 방송에서 사고물건 체험을 했다가 관심을 갖게되어 10여년간 사고물건에만 입주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며 안팔리는 게닌에서 현재는 사고물건 전문가, 심령체험 전문가로 유명해져 괴담 카타리테로도 유명세를 얻고 있다. 일본 위키페디아의 사고물건 항목에도 이 사람 이름이 관련항목으로 걸려있을 정도(...)
이 마츠바라 타니시가 사고물건에 살게 된 경위가 재미있는데, 마츠바라가 무명이던 때, 같은 소속사 선배인 키타노 마코토가 진행하는 라디오(괴담이나 오컬트 등을 주로 다루는 방송)에 나갔다가 사고물건 얘기가 나왔고, 키타노가 '마츠바라, 너 어차피 일도 얼마 없고 무슨 일 있어도 큰 영향은 없을거아냐? 사고물건에 한 번 살아보지?'라고 농담을 건넨 데에서 이 길고 긴 사고물건 생활이 시작되었다. 참고로 처음에는 24시간 내내 영상을 녹화(그래서 초기 방영분에는 샤워하고 나오는 알몸이 중요부위만 모자이크한 채로 나오기도)해서 '뭔가 괴현상이 찍혀야만 개런티를 받'는 부조리한 조건으로 시작한 기획이었지만, 워낙에 특이한 내용이었기에 괴담/오컬트계 (일본은 괴담, 오컬트 시장이 상당히 큰 편이다.)에서 화제를 불러 인기 없는 게닌이었던 마츠바라가 해당 분야에서 주목받는 인사로 자리잡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후 마츠바라는 게닌으로 활동하기보다는 괴담 카타리테 및 저술가 ('무서운 집 구조'라는 책을 2권 냈고, 이 책을 원작으로 한 만화, 영화 등도 나옴)로 활발히 활동하고있다.
[1] 이런 부분을 이용한 아르바이트도 있다는 루머가 있을 정도다. 사고물건이 생기면, 그 집에 1주일에서 1달 정도 살고 나가는 알바로, 다다음 입주 희망자에게 고지를 해야 할 때도 "사고 후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 살았지만 문제 없었다"라고 설명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인데 이런 사람들이 괴담사들의 단골 소재중 하나이기도 할 정도. 물론 실제 이런 알바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2] 일본의 경우, 의외로 단기체류자격(3개월이내)으로 입국한 경우라도 부동산 구입에 제한을 받는 경우는 없다. 절차가 매우 복잡할 뿐. 여기서의 단기체류는 유학이나 해외파견등 수년 이내의 체류라고 생각하자.[3] 제작자는 전작으로 야근사건을 제작했다. 분위기가 비슷한 느낌이다.[4] 현재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오오시마 테루는 (위에 언어 설정하는 부분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정치성향상 극우인사이며 때때로 외국인(특히 한국 중국 등)에 대한 혐오 발언을 하여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해당 사이트를 볼 때도 가끔씩 혐오 표현이 등장하기도 하니 참고할 것.